시 : 봄아 (외 3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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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04-17 23:16 조회1,089회 댓글0건본문
봄아
기세등등한 봄의 인기척에 기ㅡ인 잠을 자던 겨울이 놀라 삽십육계 줄행랑을 치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머ㅡ언 길을 걸어온 봄아 얼굴에 활력과 새 기상이 넘쳤구나.
계절의 길목에 서서 나는 여직 너를 기다리고 있었다. 네가 올 것이라 굳게 믿었다.
박달이 터지는 엄동에도 내 마음의 터 밭에는 언녕 너를 심어 싹 튼지 오래다.
고향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가 부침 떡과 막걸리를 들고 와 고향에 대한 향수를 깨운다.
고향은 어머니의 자궁 내 태를 묻은 곳 내 살과 뼈를 키운 터 밭 내 꿈과 추억을 품은 요람이다
하지만 모두 다 도시로 떠난 고향은 텅텅 비었고 낯선 풀벌레의 울음소리만 내 귀를 아프게 한다.
희미한 불빛을 타고 흘러나오던 사랑과 행복의 웃음소리도 문틈 사이로 쏟아지던 덕담도 도둑놈처럼 도시로 해외로 도망갔다
중이 없는 절간과도 같은 빈집들은 뻥 뚫린 가슴 쥐어짜며 낯선 사람들을 흘겨보고 설음과 한을 뱉어낸다.
처마 밑 제비 둥지엔 거미줄이 춤을 추고 이야기 터 밭이었던 빨래터는 잡초 속에 졸고 있다.
꽃과 나비가 동거하고 순이와 함께 사랑의 장성을 쌓던 버들 방천에는 풀벌레들이 밤을 지킨다.
소식을 알 수 없는 친구가 그리워지며 그 시절 옛일이 온 몸을 꼬집는다.
수많은 옛 이야기 수많은 옛 추억들이 한 조각 잿빛그림으로 걸려 내 고향의 기억들은 바람의 초불이다.
'시간' 오늘의 해오름과 같이 시간은 온다. 그리고 물처럼 흘러간다.
서산에 지는 해와 같이 시간도 간다. 그리고 바람처럼 지나간다.
시간의 의미를 모르고 신선놀음에 한눈 팔 때 시간은 깃털처럼 날린다.
시간의 의미를 깨닿을 때 소 털 같은 시간은 저 멀리 지평선을 쓸고 있다.
'어제의 삶' 어제까지 뻥 뚫린 삶에 후회의 눈물이 대신 희망으로 막아버리자 어제는 이미 지나간 역사 오늘은 오늘만의 새 태양
새로운 꿈, 새 무대로 펼쳐진 오늘 다시는 못 만나는 연인처럼 오늘을 맞자 그리고 내일을 준비하자!
세상을 살다 보면 누구나 완벽한 사람이 없는 것 지나온 삶의 흔적에 오점이 있게 마련이다 오늘의 깨우침이 새 출발이다.
까짓 껏 어제의 뻥 뚫린 삶에 오늘의 태양으로 용접하고 살아있음의 리듬이 되어 실수와 오점을 줄이고 오늘이 생의 마지막처럼 살자! /수원시 허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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