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미꽃 필 때면 하얀 운동화에 나리꽃 문양 치마 치렁치렁 긴 쌍태머리 그녀 아시죠 아득한 기다림에 젖어 있음을 가슴이 아직도 기억하고 있지요 꽃봉오리 봉긋봉긋 맺히면 가시덤불로 진을 친 장미 예쁜 시절을 맞아올 5월의 봄 장식하고 있어요 시리고 아팠던 세월의 기억을 잊은 듯이 빙그레 미소 지으며 온통 장미 숲으로 얼기설기 엮으며 피빛 노을처럼 붉게 타오르네요 새봄이 다시 돌아 왔건만 님 떠난 그날 언제였던가 싶어 장미꽃 새로 피어나지만 떠난 님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요 봄빛이 무르녹는 날 아지랑이 가물가물 피어오르면 님 그리움 견디다 못해 가슴에 장미꽃물 빨갛게 들어요 /신정국 여름의 문턱에서 봄바람 숨차게 짙은 안개 걷어내니 맑은 아침이 검은 면사포 벗고 골골마다 부채살 펼쳐진다 초목이 대지에 피줄에 뿌리박고 목 축이고 나무는 팔 내밀어 그리움 불러 친구한다 단비 대지 가슴 헤치고 들어와 기억 깨우더니 파란 주단위에 점점이 나리꽃 수놓아 간다 하늘은 먹구름 밀어내고 온 천지에 불비를 지피고 수면 핥으며 청제비 물 차는데 여울은 풍금 치며 치마폭바람 일군다 막걸리 한잔 흥을 돋구는 농부들 쉼터에서 젓가락 장단 흥이 로구나 /신정국 2021년 6월 16일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