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은 다음에야 소중한 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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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금화 작성일21-06-20 23:27 조회887회 댓글0건본문
만물이 잠에서 깨여나는 봄이 왔다 산에도 골에도 들에도 봄은 찾아왔다
따스한 봄볕에 몸을 녹인 개울은 졸졸졸 노래하며 흐르고 양지바른 언덕의 풀들은 새 세상을 만났다고 좋아서 뾰족뾰족 고개를 쳐들고 갖가지 꽃들은 어여쁜 제 모습 자랑하느라 활짝 웃으며 봄바람에 한들한들 춤을 춘다.
나비들은 이 꽃이 곱나 저 꽃이 고울까 하면서 이꽃저꽃 찾아 날아예고 철새들은 고향 찾아 두만강도 압록강도 바다도 자유로이 건너다닌다.
아, 만물에게 즐거움과 자유를 선사하는 고마운 자연의 봄이여!
봄은 우리에게도 다 가왔지만 올해 봄은 다른 해 봄보다 좀 어렵게 느껴지는 봄이다. 친구를 만나도 악수나 포옹대신 반갑다는 뜻으로 주먹이나 발을 부딪쳐야 하고 친구나 동창 모임도 할 수 없고 지인들과 함께 다니던 들놀이나 꽃구경도 갈수 없고 아내와 함께 하던 백화점쇼핑도 시름 놓고 할 수 없고...
이웃들과 같이 샘물 길러 다니던 때가 그립고 기쁨도 슬픔도 스트레스도 털어놓을 수 있는 술자리가 그립고 휴식의 한때를 즐기는 노래방이나 무도장 출입이 그리우며 명절 때면 모여서 덕담을 주고받던 때가 그립다.
공공장소에서의 거리두기와 마스크착용이 언제면 해제될지?
잃은 후에야 소중한줄 안다. 지금은 멈추어버린 일상이 너무나 그립다.
일상의 그리움이 뭔지도 모르고 살아온 수십 년 세월, 그냥 누리고 살았던 일상이 행복이란걸 이제야 절감하게 되였다.
창살 없는 감옥에서 언제면 해탈 될지? 언제면 자유를 누릴 수 있을지?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데. 우리에게도 얼어든 가슴을 녹일 수 있는 봄, "쨍"하고 해 뜰 날이 도래하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박병선 2021.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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