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주민을 위해 “노천영화관” 차린 원국금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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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3-07-01 13:11 조회333회 댓글0건본문
“오늘은 무슨 영화를 돌릴까?”
요즘 저녁때가 되면 왕청현 화흥가원 A구역 15호 아파트의 주민들은 손에 자그마한 쪽걸상을 들고 층집 아래의 공터에 삼삼오오 모여든다. 이 아파트의 주민 원국금(57세)씨가 주민들을 위해 이곳에서 무료로 방영하는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서이다.
다리가 불편하여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지만 천성이 낙관적이고 소탈한 원국금씨는 평소에 컴퓨터를 즐겨 다루고 인터넷방송에서 노래를 부르기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무더위도 식힐 겸 아파트 앞의 공터에서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영화를 돌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저를 도와준 사람들과 사회에 보답하고 싶었고 이웃 간의 화목을 도모하고 싶었어요.”
아파트 7층에 살고 있는 원국금씨는 자신의 생각을 8층에 거주하는 지인인 손계붕에게 터놓았고 손계붕은 좋은 생각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합의가 이뤄지자 그들은 서둘러 움직였다. 원국금씨는 자기 집의 음향설비와 투영기, 노트북을 꺼내놓고 손계붕은 그것을 층집 아래로 들고 내려갔고 또 자기 집에서 흰 천을 가져다 스크린으로 이용하였으며 전기도 아래로 이어 내려갔다. 하지만 천막을 고정하는 것이 문제로 되자 이웃들이 너도나도 사랑의 손길을 내밀었다. 널판자를 가져오는 사람, 흰 침대보를 가져오는 사람, 재봉틀로 그 침대보를 한데 이어주겠다고 나선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이웃들의 도움으로 원국금의 ‘노천영화관’이 15호 아파트 앞 공터에 탄생했다. 아파트의 대부분 주민이 연세가 지긋한 분들인 점을 고려하여 원국금씨는 인터넷으로 오래 전의 영화들을 찾아서 돌려주는 한편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최신 영화까지 보여드렸다.
올해 91세에 나는 항일전쟁 로전사 왕희공은 노천영화를 보면서 “옛날 영화들을 다시 보노라니 지난 세월이 생각난다.”며 “영화도 보고 이웃들과도 친숙해지게 되여 너무나 기분이 좋다”며 반색했다.
시작이 반이라고 주민들의 반응이 좋아지자 원국금은 손계봉과 함께 요즘 매일이다 싶이 방영기구를 윗 층에서 아래층으로 옮기며 주민들을 위해 맞춤형 노천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리강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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