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으면 틀을 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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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4-07-30 17:31 조회172회 댓글0건본문
나는 늙으막에 틀을 차렸다가 골탕을 두 번 먹었다.
첫 번 째 골탕은 2022년 7월중순에 먹었다. 7월 10일부터 나는 갑자기 대변을 볼 수 없었고 가스도 방출할 수 없어 배가 임산부 배처럼 둥둥 부었다. 그때 아내와 아들은 나보고 병원으로 가자고 했다. 그런데 나는 아내한테는 남편 틀을, 아들한테는 아버지 틀을 차리고 그들의 권고를 무시하고 변비치료 약만 먹었다.
그래도 소용없자 대장에 관장을 했으나 여전히 대변을 볼 수 없었다. 그제야 급해난 나는 아내와 아들을 보고 병원에 가자고 졸라댔다.
나는 부천성모병원에 가서 여러 가지 검진을 받았다. 큰 종양이 대장을 막아 대변과 가스를 배출할 수 없었다. 종양을 조직검사를 하자 대장암3기 진단을 받았다.
그때에 주치의사 선생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좀 일찍 오셨으면 종양만 제거하면 되는데 늦게 오셨기에 대장을 10센치 절제 수술을 해야 합니다."
주치의사 선생님의 이 말씀에 나는 깜짝 놀랐고 또 못내 후회했다. 그런데 이 세상에 후회에는 치료약도 없으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두 번 째 골탕은 올해 3월 초순에 먹었다. 3월 8일, 아침 아내가 나를 보고 말했는데 말소리가 모기소리처럼 들려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나는 별수 없어 스마트 폰으로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아내한테 문자를 보냈다. 아내도 스마트 폰으로 병원에 가자고 문자를 보내왔다. 나는 귀안에 염증이 발생해 소염제를 먹으면 낫는다면서 아내의 권고를 또 무시했다. 7일간 소염제를 먹었으나 귀가 열리지 않았다. 그제야 급해난 나는 아내를 따라 부천 연세대학교 이비인과 병원으로 가서 검진을 받았다. 주치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자 나는 또 후회했다.
귀안에 염증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이물질이 고막 앞을 막아 소리를 들을 수 없다고 하셨다. 이후 이물질을 몽땅 꺼내자 말소리가 전보다 더 잘 들렸다.
두 차례 골탕을 먹은 후 나는 아내와 아들의 말을, 지어 손녀의 말까지도 명심하고 고분고분 잘 듣고 있다. 아마도 후회에는 약이 없기 때문이 아니가 싶다.
/최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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