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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60대 간병인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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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외동포재단 작성일22-06-30 17:22 조회37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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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올해, 세월은 이렇게 흘러가고 나는 중년에서 노년으로 서서히 늙어가고 있다. 50대 초반에 시작한 간병인의 삶이 노년에 들어선 오늘도 매일매일 그 삶을 살고 있다. 세월이 흘렀다는 것은 나이 들어간다는 거고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늙어 간다는 말이다.

 

나는 지금 잘 늙어가고 있는가? 하루하루를 그냥저냥 살아가는 삶보다 일을 하면서 지내는 삶이 더 보람 있지 않을까? 희망을 놓지 않고 최선을 다해 하고자 하는 일을 해나가는 거야 말로 보람있는 삶을 산다고 하겠다. 늙어간다는 것이 꼭 희망을 놓아 버리고 덧없이 세월을 보낸다는 건 아니다.

 

직장생활에 쫓기듯 살아올 때는 퇴직하면 꿀 같은 늦잠이나 실컷 자면서 여유롭게 살 거라는 꿈도 가졌었다. 퇴직 후 여유있고 한가한 백수생활도 수개월 해봤다. 그런데 덧없이 흘러가는 세월이 아까웠고 무료함에 정신이 피폐해지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택한 것이 한국 행이였고 시작한 것이 간병인이란 새로운 삶이였다. 이렇게 흘러간 세월이 어언 10여년이 되였다.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60~70대 고령에 간병일을 하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행복과 불행이 동시에 와서 갈팡질팡한 느낌이 들 때도 있다. 일만하고 사느라고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너무 바빠서 삶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기도 한다. 가끔은 일이 벅차게 느껴져서 게으름을 피우고 싶기도 하다. 여유있게 생각하며 살 시간도 필요한데 지금은 그 여유를 누릴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진정한 행복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며 살아가는 거지 결코 불행하게 살아가는 건 아니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 간병인의 삶이 많이 힘들어 지긴 했어도 그래도 이 삶에 보람을 느끼는 듯하다.

 

행복은 느끼기 나름이고 생각하기 나름이다.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이 있고, 부유해도 불행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불행 중 다행이라는 사람도 있다. "나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나, 행복한가?" 하고 생각할 때도 있다. 분명한 것은 나는 지금 가치있는 삶을 살아간다는 거다.

 

때로는 사람들이 "아직도 일해?"하고 물을 때도 있다. 친구들도 "왜 지금도 일하냐? 이해가 안된다."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일하는 내가 애처롭기도 하겠지...! 간혹 치사한 생각도 들고, 부끄러울 때도 있고, 불행으로 여겨질 때도 있다. 허나 이 나이에 무언가 소득이 생길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열심히 사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고 멋있어 보이기도 할 것이다. 단순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행복의 척도는 삶의 태도라 생각한다. 욕심을 버리고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견디고 버틸 수 있는 삶이라면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이 배웠다고 성공한 인생이라고, 행복한 삶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건강하고 가족들이 평안하다면 성공한 인생이며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얼마든지 느낄 수 있다고 본다. 한 70대 간병인이 박사 공부하고 있는 손자에게 맛 집에서 한우불고기를 사주고 용돈 쥐어주고 와서 즐거워하는 모습에서 행복을 읽었다. 그는 원하는 삶으로 행복한 노년을 보내는 멋진 간병인이다. 그는 축복 받은 인생, 성공한 삶을 살고 있다. 60대 간병인은 용돈 받는 할머니가 아니라 용돈 주는 할머니다.

 

지금은 100년을 살게 되는 시대라 우리의 삶이 아직 수십 년이 남았다. 60대인 나는 어제 오늘 내일이라는 시간의 여정을 아픈 이를 돌보는 보람으로 축복받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열정과 사랑으로 땀을 흘리면서 늙어가고 있다. 아직 닥치지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불안해 하지 말고 현실에 충실하면서 아프지 않도록 건강관리도 잘 하면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간병인의 삶에 충실 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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