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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한 치매 노인의 간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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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3-04-03 23:51 조회3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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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한 치매노인을 돌본지 1년이 넘어가고 있다. 치매란 간단하게 말하면 후천적 뇌 손상으로 인해서 기억력을 포함한 언어능력, 방향감각,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저하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중후군이다. 

 

초기에는 그나마 독립생활이 가능하지만 병세가 깊어질수록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된다. 내가 돌보는 노인도 치매가 많이 진행된 상태여서 식사 도움으로 부터 시작하여 화장실 도움까지 모든 것이 나의 손길이 가야 된다.

 

혹시 상태가 좋을 땐 본인 스스로 식사를 하려 하지만 반찬을 제대로 챙겨 드시지 못하니 챙겨 드려야 되고 대부분 시간은 아예 밥을 떠 드려야 한다.

 

요의나 변의는 느끼는 것 같지만 표현을 제대로 못하시니까 시간 간격으로 인식될 때까지 몇번씩 물어가면서 화장실에 가는 걸로 유도해야 된다. 저녁에 잠잘 땐 기저귀에다 얌전하게 보면 그나마 양호한데요 잠결에 기저귀랑 바지를 내리고 누워서 소변을 보는 날이면 곤혹을 치러야 된다. 옷을 벗기고 몸을 닦고 침대시트까지 바꾸려면 별의별 욕설과 손찌검까지 당해야 하다보니 환자나 나나 기진맥진을 하게 된다.

 

오후부터는 산만해 지기 시작하면 아기가 보채듯이 안절부절 사람을 들볶아대서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정신이 다 혼미해 진다. 환자니까, 병 때문에 그러는 거니깐, 하고 이해하려고 노력을 하면서도 나도 사람인지라 기분이 상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될 때가 많다.

 

하지만 보호자들의 믿음과 신임으로 하여 힘들고 고달팠던 몸과 마음이 다시 회복되곤 한다. 보호자들은 한결같이 항상 "고맙습니다. 수고하십니다" 하고 습관처럼 얘기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휴가 나갈 때면 맛있는 거라도 챙겨 먹고 오라면서 용돈도 챙겨주고 명절 때면 휴식도 못하고 수고한다면서 떡값도 챙겨주고 2주에 한 번씩 맛있는 반찬도 해다 주곤 한다.

 

덕분에 보호자와 나 사이엔 가족같은 끈끈한 정이 오가고 있다. 비록 만난 적도 없던 우리가 환자로 인해 만나서 서로가 진심으로 대해주고 믿어줌으로써 서로 간에 신임하고 아껴주는 사이로 발전하였다.

 

이렇게 작은 도움에도 진정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배려해 주는 보호자들이 있는가 하면 은혜를 원수로 갚는 저질스러운 보호자도 있다. 바로 "어느 간병사의 하소연"이란 글에서 본 보호자 같은 사람들이다. 글을 읽는 순간 그 간병사가 얼마나 억울하고 분했을까 하는 생각에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졌다.

 

고생 고생하는 은혜에 고맙다고는 못할망정 당연히 줘야 할 노동의 대가도 주지 않고 욕설까지 했다니 그런 배은망덕이 또 어디에 있을까? 어떤 방법으로도 그 간병사의 노동의 대가도 꼭 받아야 하며 정신적 손해 배상도 마땅히 받아야 한다.

 

이 세상에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슬픔과 기쁨이 많은 것들이 공존한다. 세상은 깨끗함과 어지러움이, 밝음과 어둠, 청렴과 탐욕이 어울려 혼탁하지만 좋은 사람과 좋은 일들이 더 많고 기쁨과 밝음이 있어서 그래도 살맛 나는 세상이다.

 

나는 치매 노인을 돌보면서 희망을 잃지 않고, 낙심하시지 않고 열심히 분발하여 부의 창조를 위하여 열심히 행복하게 이 살맛 나는 세상을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련다. 오늘도 화이팅!

/심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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