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케어를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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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3-04-09 09:55 조회340회 댓글0건본문
꽃피는 사월의 창밖은 온통 꽃밭이다. 눈을 뜨면 꽃을 바라볼 수 있는 행복한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밖에만 나가면 괜히 기분좋은 요즘 일하는 우리도 즐거워야 한다. 우리의 생각도 이제 기지개를 펼 때다.
세상은 놀라운 속도로 바뀌고 있다. 누구나 즐기며 사는 시대가 왔다. "사람은 항상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게 요즘 세대들의 사유이다. 이젠 우리 세대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디에 가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며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도 행복한 삶을 살 권리가 있고 우리들의 사유도 변해야 한다.
간병일 하는 우리의 육신이 누울 수 있는 공간은 160㎝×60㎝의 비좁고 딱딱한 보조 침대가 전부다. 팔다리를 펴기도 힘든 이 불편한 침대에서 하루 24시간 부대끼며 일년 365일 휴식도 반납하고 버텨온 세월이 3년이 넘었다.
코로나에 빼앗긴 삶을 되돌려 받을 때가 됐다. 마침 마스크도 벗고 코로나에서 점점 자유로워지니 마음껏 움직일 수 있어 정말 좋다. 우리도 먹고 싶은 것 천지이고 가고 싶은데도 너무 많다. 이제부터라도 목표와 가치를 따지며 나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 힐링도 하고 건강도 챙기면서 일해야 한다.
똑똑한 간병인은 시간 관리도 건강 관리도 잘 한다. 프로 간병인은 "환자케어를 어떻게 할까? "에 대해 많이 생각해 보았다.
1. 간병 스트레스
협소한 병원 공간에서 세상과 단절돼 간병에 지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매일같이 일만 하니 정신이 고장날 듯 하는게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간병사다. 환자에게서 받는 스트레스는 그야말로 당사자들만 알겠지만 스트레스의 사연은 그 깊이와 골이 너무나 커서 한마디로 이야기 하기가 힘이 든다.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간병일, 끝이 없이 반복하는 치매 환자의 질문으로 간병 일을 하다 보면 지치거나 짜증 날 때가 많다. 나도 그렇다. 그런데 같은 질문을 수없이 반복하는 노인에게 화내지 않고 같은 대답을 해주는 간병사들이 참 많다. 그들은 대단한 인내심과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이다.
간병 스트레스에서 우리 자신을 해탈시키려면 환자를 눈앞의 환자로만 보지 말고 환자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그러면 아무리 힘들게 하는 환자에게도 존경과 동정 이해가 생기면서 스트레스를 덜 받게 된다. 이는 환자를 위함과 동시에 우리 스스로에게 주는 보상, 위로라 할 수 있겠다.
간병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공감하면 케어하기가 훨씬 수월하며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스트레스도 덜 받게 된다. 또한 감사하는 마음으로 환자를 케어한다면 더 즐겁게 일할 수 있다. 내 눈앞의 환자가 우리의 아버지요, 할아버지라 생각해 보자. "젊었을 때 어떤 일을 하셨을까? 열심히 일하시고 노후에 기력이 없으신 현재의 이 모습으로 내 앞에 와 계시는구나"하고 생각해 보면 환자에 대한 측은한 마음과 의무감이 생기면서 내 자세가 살뜰한 간병으로 바뀌여 진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으나 환자케어에 요령이 생기고 에너지 붕붕~ 충전이 된다. 선물이란 줘서 기쁘고 받아서 행복한거다. 사랑도 보살핌도 마찬가지다. 환자의 현재가 우리의 미래이다.
2. 간병인은 환자의 리더가 돼야 한다.
공동병실의 간병인은 그 병실의 리더이다. 간병인의 리더십에 따라 병실분위기는 달라진다. 누구에게나 다 미움받지 않고 호평 받을수 있는 리더가 얼마나 있으랴만 부정평판을 거의 들어본 적이 없는 간병사들이 있다. 반면에 긍정평가를 받지 못하는 "병실의 리더"도 있다는 게 슬픈 일입니다.
전에 일하던 병원에서 불평과 짜증을 입에 달고 일하는 간병사가 있었다. 그는 환자가 소변을 봐도 "에그, 쯧~쯧," 물 마시겠다, 간식 달라 해도 "에구~에구" 짜증 내면서 이래서 불만, 저래서 불평, 간병인이 당연히 해야 할 일도 부정적이었다.
이런 자세를 가지고 어떻게 환자 케어를 잘 할 수 있을까? 곁에서 보고 듣는 동료들이 더 스트레스를 받을 지경이었다. 보다못해 "여사님, 좋게 받아드리고 즐겁게 생각하세요. 매사에 짜증만 부리니 스트레스로 병나겠어요. '쯧~쯧~' 그 소리 안 하면 못살 것 같은 사람으로 보이네요." 싫은 소리 한마디 해주었다. 이런 사람은 간병일을 할 자격이 없다. 서툰 일은 시간이 지나면 능숙해지지만 태도는 다른 문제이다. 기본적으로 환자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한다. 이것만이 간병 인생의 진리이다.
3. 동지애가 있어야 한다.
세상이 살면 살수록 조심스러워지고 사람과 사람 사이가 각박해진다. 그러니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되어야 하는데 나에게는 서로간 편하다고 함부로 대하는 악습이 있다. 하여 때론 상대에게 상처를 주어 께름할 때도 많다. 고향을 떠나 이방인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은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 외에 외로움까지 안고 살아가는 만큼 서로간 편하다고 함부로 대하지 말고 잘해 준다고 무시하지 말고 져 준다고 만만하게 보지 말아야 한다. 늘 한결같다고 변하지 않을 거라 생각지 말라. 사람 마음 간사하고 한순간이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한국 사회에서 간병은 이미 생활의 일부가 되였으며 간병 일자리가 많이 늘어남과 더불어 간병 스트레스도 정비례로 상승하고 있다. 우리는 환자도 중요하지만 스스로를 아낄 줄 아는 간병인이 돼야 한다. 하루에 단 한 시간만이라도 밖으로 나와 걷고 간병인끼리 서로의 고통을 나누면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고 스트레스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간병인은 봉사자가 아니라 직업인이다. 언젠가 전문성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올 거라고 기대하고 전문지식과 간병 요령으로 프로가 되기에 노력해야 한다. 모든 간병인들이 자신을 돌볼 줄도 알고 휴식할 줄도 알고 케어도 잘하는 프로가 되기를 희망한다.
오늘도 병원 정원이나 옥상에서 흩날리는 벚꽃눈을 맞으며 아름다운 미래를 꿈꿔 본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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