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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한 간병사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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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3-07-02 12:14 조회270회 댓글0건

본문

여름철에 들어면서 병원에 입원환자가 많아 간병사의 수요량도 부쩍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보호자들이 간병사에 대한 요구도 그만큼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간병사는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지고 간병일은 더 어렵다. 힘들수록 간병사는 모든 면에서 자기단속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1. 간병사가 보호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병실에서는 자기관리를 더 잘해야 한다. 가족을 간병하는 내국인 보호자들 대부분은 목소리가 낮고 예절이 바르고 지극정성으로 환자를 보살펴 드린다. 사실 이런 보호자들은 간병사들의 거울이며 본보기이며 또한 다른 간병사의 감독자이기도 하다. 보호자들은 다른 간병사의 잘못을 절대 앞에서 지적해 주지 않는다. 일단 문제가 생기면 슬그머니 빠져나가 간호사 쌤들한테 "고자질"하거나 보호자한테 연락해준다. 내가 일하는 병원에서도 유사한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 간병사들에게 불이익이 있었고 간병사가 해고된 사례도 있었다.

 

비록 고자질은 나쁘지만 우리 간병사들한데 확실히 문제들이 있다. 간병사는 어떤 병원에서 일 하든지 자세를 낮추고 한 병실의 보호자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면서 환자에게 잘하는 훌륭한 간병사로 되어야 한다.

 

2. 치매환자를 돌봄에서 오해와 억울함을 당할 수 있으니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병원에서 오래 일하다 보면 이런저런 환자를 만나게 된다. 우는 환자, 욕하는 환자, 밤새도록 자지 않는 환자, 약을 거부하는 환자, 소리치는 환자, 심지어 침을 뱉고 폭력을 쓰는 환자들도 있다. 이런 환자들과 간병사들은 매일 신경전을 벌려야 하고 기 싸움도 해야 한다.

 

사실 이런 환자들을 매일 지극정성으로 보살핀다는 것은 신이 아닌 이상 보통 사람으로서는 피고름이 흐르는 일이다. 특히 치매환자를 대함에 있어서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얼핏 하거나 아차 하는 순간 억울함을 당할 수 있다.

 

아침에 한 여사님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억울함을 하소연하는 전화 한통 걸어왔다. 치매할머니가 거동도 불편한데 침대에서 자꾸 내려오려고 하여 낙상방지 차원에서 침대 싸이드와 침대끝 부분을 붕대로 매여 놓았었다. 헌데 보호자는 "낮에도 이렇게 침대를 매여 놓는데 밤에는 우리 엄마를 묶어놓는지 누가 아냐?"고 하면서 야단치고 난리였다. 간병사가 그럴 수는 없다고 해석하고 곁에 있던 간병사들이 아무리 입증해도 보호자는 끝내 믿어주지 않았다. 간호사들이 입증해줘야 하건만 병원측에서는 한마디의 해석도 없었다. 코 막고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다.

 

환자는 또 인지장애가 심한지라 간병사를 위해 자식 앞에서 공정한 말을 해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보니 그 여사님은 속이 재가 되도록 탔다. 간병사는 늘 상황 파악을 잘하고 지혜롭게 대처하여 불리한 상황도 유리한 상황으로 바꾸었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3. 보호자와의 교제에서 항상 주의해야 한다. 보호자도 환자와 마찬가지로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은 그래도 간병비도 제때에 주고 간병사들을 예의 바르게 대하지만 일부 보호자들은 돈을 지불한다는 이유로 이 트집 저 트집을 잡는다. 자신도 하지 못하는 간병을 해주는 간병사를 괴롭히고 심지어 간병비도 제때에 주지 않으면서 언어폭행까지 한다. 만약 간병비를 제때에 주지 않거나 계속 미루어서 준다면 바로 보호자와 날선 상담을 하고 간병을 그만 두어야지 손해는 갈수록 더 커질 수 있다.

 

간병사는 힘들고 어려운 사각지대에서 나라의 보호를 받는 고용노동부 고용직이 아니다. 살아남으려면 편하고 평온한 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눈썰미도 빠르고 귀도 밝아야 하겠지만 매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보호자, 환자, 의료진과의 관계를 지혜롭게 잘 처리하면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억울함을 당할 때나 받지 못한 간병비 문제는 동포사회와 언론, 동포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바란다.

/장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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