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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돈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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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3-12-09 13:31 조회16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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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활을 정리하고 10여년만에 귀국하였습니다. 그동안 그리웠던 동창들과 친구들이 반갑다고 먹고 마시고 호들갑이 한바퀴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조용히 쉬려고 안정을 찾고 있는데 돈 냄새를 맡은 반갑지 않은 호객들이 불나방같이 모여듭니다.

처음에는 보험사가 친구를 앞세워 공세를 해댑니다. 이미 들어놓은 보험도 있고 이 나이에 무슨 미련이 남았다고 생명보험 같은게 필요하겠냐고 사양했지만 끊임없이 귀찮게 합니다. 이번에는 건강이 좀 불편한 정보는 어떻게 알고 무료체험을 권고하는 이가 있습니다.

강권에 못 이겨 체험 한번 받아봤더니 송구할 정도로 친절하고 서비스가 따봉입니다. 챙겨주는 과일에 차까지 마시고 안내받아 사무실에 갔더니 체험은 미끼이고 나의 얇은 지갑을 노리고 투자를 권고합니다.

회사소개와 경영라인을 소개받아보니 불법자금모임이 분명한데 입에 거품이 일도록 애씁니다. 핑게 대고 뛰쳐나와 지인의 전화마저 차단해 버렸습니다.

이젠 좀 조용할려나 하는데 또 저장되지 않은 전화가 걸려옵니다. 긴가민가하고 받으니 옛 동료가 오래만이라고 반갑다고 만나자 합니다.

코스모스 호텔에서 식사하고 밥값 치르겠다는 걸 굳이 내가 계산했더니 차 한잔 사겠다고 기어이 커피숍으로 끌어 커피 마시며 이런저런 향수를 풀었습니다. 헤여 질 무렵에 듣지 않았으면 좋았을 부탁을 받고나니 기분이 씁슬합니다.

이놈의 돈 냄새가 어디까지 퍼질 것인지 두통이 생길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사정이 있는데 돈 빌려 달라합니다. 사실 난 한국에서 조금 부었던 적금을 그대로 두고 와서 손에 쥔 여유 돈이 없는데 말입니다. 상황을 말해도 모두들 믿지 않습니다.

이렇게 귀국하고 하루도 조용할 틈이 없이 신상을 볶기고 있습니다.

귀국하고 나면 첫 일주일은 그동안 밀렸던 집안일과 집 청소 집수리로 눈코 뜰 새 없습니다. 다음은 친구, 동창, 동료 모임에 초대되고 답례하느라 바쁩니다. 그 다음은 돈 냄새 맡은 보험사, 투자유치자, 돈 빌리려는 지인들이 빚쟁이들 같이 달려듭니다.

또 그 다음은 마작꾼들이 유혹합니다.

내 돈 잘 지켜야 합니다. 아차 하는 순간 함정에 빠져 다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힘들게 벌어서 쓸데는 써야겠지만 피 같은 돈 허망하게는 쓰지 말아야 합니다. 인생도 잘 살아야 하고 돈도 잘 쓸 줄 알아야 빛나게 쓸 수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 돈 관리 잘 하십시요.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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