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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

우리는 언제까지 갇혀 있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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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2-07-03 07:32 조회34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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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이 지고 초록초록 잎들이 황홀한 계절이다.

 

봄, 봄은 어느새 우리곁에 왔다가 떠나려 하고 있다. 빌딩사이로 보이는 경안천은 졸졸 리듬감 있게 흐른다. 가끔은 흰 왜가리도 휙 날아온다.

 

여유롭게 하천 둘레길로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계절의 변화가 보인다. 이것이 병실 창가에서 바라보는 밖의 세상이다.


"자유없는 이 삶이 언제까지 지속돼야 할까?" 날마다 나 자신에게 던진 질문이다. 너나 할 것 없이 주변이 온통 코로나 확진자, 활동의 폭이 좁아지고 일상이 불안했던 757일, 2년 1개월이  숨막히게 지나갔다.


4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한다는 보건당국의 발표가 있었다. 팬데믹 사태가 앤데믹 체제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비록 코로나 종식은 아니지만 기다리고 기다려온 이 순간이 가슴 벅차 오른다. 하늘 한번 높이 쳐다보고 크게  숨을 쉬어봤다.


우리들의 삶이 그렇듯, 우리들의 인생이 그렇듯, 상쾌한 봄바람 친구 삼아 병원옥상에서 눈이 시리도록 예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마음이 한결 정화된 듯 기분이 상쾌해 진다. 연일 확진자가 대거 쏟아지는 환경에서 움추렸던 마음을 펴보는 순간이다.


거리두기 없는 일상을 되찾아 사적모임, 행사, 집회, 꽃놀이, 들놀이에 사람들이 봄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온 나라가  명절분위기에 들떠 있을 때 우리도 그 물결에 휘말릴 줄 알았다.

 

언젠가는 코로나 종식되면 거리에 뛰쳐나가 만세라도 부르겠다 했었건만 이런 기쁨은 저희 간병인들의 몫이 아니 였다. 고위험군 취약시설은 외출금지 면회금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하는 뉴스에 화들짝~, 영혼이 붕괴되였다. 간병인의 감정 따위는 개의치도 않는 정부가 원망스럽다.


코로나 3년차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물가 상승까지  겹친 폭풍의 시대에,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우울과 불안, 쓸쓸함이 급증하고 있으며 작은 일에도 쉽게 분노하고 어설푼 말 한마디에도 서운해 하는 정신적 위기가 왔다. 세상과 단절된 좁은 공간에서 오랫동안 고립된 삶을 살아오면서 무방비 상태로 감염에 노출되고 많은 간병인들이 확진자로 전락되였다.


작은 병에도 중증으로 진화될 만큼 우리 몸은 지쳐 있고 건강에 위기가 왔다. 돈 벌려고 시작한 간병일인데 장기적으로 상습적 고통이 될듯한 코로나로 인해 이젠 돈에 대한 욕심도, 돈의 가치도 모르게 되었다.


요즘 간병인에게 한숨과 하소연이 부쩍 늘어나고 있다. 원망과 불만의 목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지쳐가는 이들에게 휴식과 위로가 급선무지만 요양시설의 출입금지는 유지한다고 하니 어이하면 좋을까요?

 

이런 저런 하소연을 듣노라면 가슴이 답답하다. 정부에서 요양시설의 노약자 보호 차원이라 하지만 정작 그 곳에 갇혀 있는 환자나 간병인들의 인권이나 고충은 호소할 곳도 없다.


간병인들의 지친몸 어떻게 하면 힐링되고 그들의 지친 마음 무엇으로 위로될까? 이젠 좀 더 견뎌보자는 말도 체면 없어 못하겠고 힘 내라는 응원도 미안해서 못하겠다. 


다행이 다음 주부터 대면 면회가 허용한다는 소식에 희망을 가져본다. 그나마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고 나를 찾는 환자가 있어  위로를 받고 하루하루의 삶에 최선을 다하며 자유로운 일상을 기다린다.


병원 옥상에 곱게 핀 철죽꽃이 지기전에는 그날이 오리라 기대해 본다. 

/김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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