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생활 7년에서 배워가는 삶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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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민족연합회 작성일23-04-08 15:25 조회341회 댓글0건본문
과학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인간 수명이 100세 시대로 되였고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 흐름에 따라 나도 정년퇴직하고 코리아 열풍에 가담하게 되였다. 부모님들께서 꿈결에도 아리랑 노래를 부르면서 그리고 그리던 고국으로 설레임과 부유의 꿈을 안고 찾아왔다.
그렇지만 50여년간 성장한 환경과 문화 차이 그리고 고속으로 발전하는 기계화, 인터넷시대에 좋은 환경에서 좋은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환경의 핍박에 의해 양산에 오르듯 선택한 길은 바로 많은 사람들이 듣기만 해도 이맛살을 찌프리고 죽어도 못한다는 간병일이였다. 간병일을 하려고 마음먹었을 때 의료지식이 하나도 없는 내가 잘 할 수가 있을까? 혹시 실수라도 하여 환자들한테 누가 끼치지나 않을까? 근심 걱정 가득해서 팀장님을 따라 중환자실로 들어섰다.
침상에 누워있는 환자들을 보는 순간 상상을 초월한 놀라움에 두 눈이 휘둥그래졌다.
억울하게 건강을 잃고 삶이 뒤죽박죽 되여 병마와의 싸움으로 찡그린 얼굴표정, 초점 잃은 눈길, 영준했던 원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도록 변형된 얼굴 모습이였다.
선배님의 가르침에 용변처리, 셕선하기, 체위변경 기본적인 것들을 배워가면서 사람마다 요즘 유행되는 단어 99 88 23으로 인생을 끝마치면 얼마나 좋으랴 싶었다.
침상에 누워있는 이분들도 당연히 원치 않은 길이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의 수발에 의하여 병상 생활을 해야만 하는 그 안타까움, 측은하고 마음이 아프면서 아픈 사람들에게 가족처럼 의지되는 좋은 간병인이 되리라 마음 먹으면서 시작한 간병일이였다.
그동안 다양한 환자들과 희노애락을 함께 하면서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는 아니지만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의 소중한 시간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 드리려고 많은 노력을 하였다. 휠체어에 환자를 싣고 늘 산책을 했고 병원에서 환자들의 인지 상승을 위해 조직하는 다양한 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덕분에 환자뿐만 아니라 나 자신도 또 다른 세계에서 새로운 안광으로 많은 것을 배워가는 계기로 되었다.
환자와 함께 만든 사진작품은 참예원의료 재단 치매인식 공모전에서 상장과 상금도 받았다. 어르신의 인생을 담은 행복 스토리 책을 만들 때도 이 사진작품이 제일 앞 페이지에서 빛을 내게 되였다. 또 나의 진실한 마음을 담아 쓴 간병 수기 "만남과 노력 "이란 글도 함께 넣어서 출판하게 되어 더없는 영광을 느꼈다.
이렇게 내가 있는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즐겁게, 감사한 마음으로 자기를 잃지 않는 의젓한 주인으로 아픈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몰입하면서 대단한 사람보다 환자들께 꼭 필요한 인격과 자질을 갖춘 간병인이 되기에 노력했다.
3년 넘게 코로나란 긴 터널을 지나오면서 피 한 방울도 섞지 않은 환자와 간병인 사이였지만 적막감과 불안감으로 휩싸인 격리실에서 15일 동안 하루 24시, 방역 옷을 입고 마스크 두 개 착용하고 가리마까지 쓰고는 비 오듯 쏟아지는 땀을 훔치면서 정성과 애정을 쏟아가면서 간병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정 때문이였다.
지속되는 코로나 감염확장으로 대한민국 전체가 힘들었지만 그 중에서도 초롱속에 갇힌 요양병원 간병인들의 삶이 제일 힘들었을 것이다. 평시보다 더 받는 보상 하나도 없이 인력 부족으로 두 세사람이 감당해야 할 일을 혼자서 감당했는가 하면 자기도 코로나에 걸린 환자이지만 마음 놓고 치료도 받지 못하면서도 오직 환자에게 올인하는 동포 천사간병인들이 수두룩하게 나왔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은 해외 동포들에게는 언제나 든든한 벗팀목이다. 그리고 해외 동포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따뜻하게 품어주는 덕분에 재한 중국동포들도 마음껏 능력껏 일할 수 있음에 늘 감사한 마음이다. 이 감사의 마음을 긴긴 코로나란 역풍과 맞서 대한민국이 제일 힘들 때 비록 적은 힘이었지만 이바지하였고 특히 아프고 힘없는 노약자들께 가족보다 더 의지되는 귀중한 존재의 역할을 하였다.
간병일. 7년 전에는 오직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일이였다. 하지만 7년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나에게는 새로운 변화가 생겼다. 춘하추동 4계절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 눈으로 마음껏 즐기지는 못했지만 아픔이란 적막한 곳에서 사랑과 감동을 나눌 수 있었던 자랑스러운 내 삶에 대한 한 권의 책을 만들어 가는 또 하나의 과정이 아닐까 생각한다.
/신호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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